강아지 병원에서 앞니 하나 뺐어요. 뭐 앞니는 없어도 괜찮다고 하는데 어금니도 하나 흔들리기 시작해서 그게 문제네요. 우리 애기 아직 애긴데ㅠ0ㅠ 아무튼 병원에서 고생했다고 완전 어리광쟁이가 되어서 요즘 실시간으로 척추가 나가는 게 느껴질 정도로 애(약 7kg)를 안고 있는데 이러다 내 병원비가 더 나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저는 점심으로 따뜻한 비빔면을 만들었고요... 물을 버리고 찬물에 헹궜어야 하는데 정신을 차리니 물만 버리고 이미 소스를 넣고 말았고ㅠ0ㅠ 근데 뭐 라볶이st 같은 느낌이라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엄청난 속도로 떡처럼 굳지 뭐예요ㄷㄷ 역시 라면은 시키는 대로 해먹어야 제일 맛있다는 걸 몸으로 깨달았네요.
미나토 가나에 <모성>
湊かなえ <母性> 新潮社 / 미나토 가나에 <모성> 김진환 옮김 리드리드출판
어느 날 딸이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면서 자살이나 사고냐 의견이 분분한 와중에 나(엄마)와 나(딸)의 회상이 번갈아 나오면서 엄마라는 존재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예요. 예전에 인간은 성체가 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때까지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후천적으로 모성이 생기게 되었다고 했나? 암튼 뭐 이런 비슷한 말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낳는다고 다 부모가 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나(엄마)는 너무 자신의 엄마(외할머니)를 의지해서 결혼도 엄마가 마음에 들어한 남자와 하게 되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할머니가 너무 아빠 마음도 잘 알아주고 취향도 잘 맞아서 혹시 할머니와 아빠가 바람 나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고요()
아무튼 회상이 거듭될수록 언제까지고 자기가 딸인 줄 아는 엄마의 사고방식이 너무 경악스러웠는데 엄마가 될 준비가 전혀 안 된 것은 뭐 요즘 많이 하는 말로 엄마가 처음이라>_<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딸에게 자신의 엄마처럼 행동하기를 바라는 걸 보면 그냥 미성숙한 인간이 나이만 먹은 느낌이라 나는 진짜 이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겠다 강하게 느꼈고요. 그리고 이런 집은 꼭 아빠도 허수애비임. 아빠라도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었으면 이 모든 문제는 안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게 너무 화가 나고 딸이 넘 불쌍하고 내가 다 억울해서 읽다 울었어요ㅠ0ㅠ 이제 책 읽다 울었다는 얘기 너무 자주해서 또냐 싶겠지만 그때 나의 마음은 진지했다고ㅠ0ㅠ
아니 암튼 부모가 다 이상한 인간인 와중에 어린애 부려먹는 할머니랑 고모들까지 복장 터지는 이야기는 다 나오니까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네이트판 소재()를 읽고 싶으면 추천할게요.
A.SMITHEE <기록忌録: document X>
阿澄思惟 <忌録: document X>
개인 출판으로 나온 책인데 페이크 다큐 형식의 호러 소설? 이에요. 이름도 익명용으로 흔하게 쓰는 그런 거라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저자가 모은 이상한 일들을 취재해서 그 내용을 공개하는 식이라 이메일, 사진, 보고서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괴담 자체는 정형화된 내용인데 예를 들어 딸이 갑자기 행방불명되어 부모는 영매사를 불러 딸의 혼을 불러내고, 그렇게 나타난 딸은 부모를 살인자라 지목하지만 영매사는 물론 부모 모두 죽거나 실종되었기에 진실은 알 수 없다... 뭐 이런 식이에요. 책에는 저주받은 집과 심령 현상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용 자체는 앞에도 말했지만 뻔한 느낌인데 서술되는 형식이 바뀌니까 진짜 있었던 일 같아서 그 부분이 무서웠고요.
원래 호러는 꼭 하지 말라는 짓을 해야 이야기가 진행되는 법이라서 아 진짜 거기 가지 말라고!! 하면서 나는 안전한 곳에서 그걸 구경한다는 게 참 쓰레기 같은 발상이지만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강아지가 죽는 건 선 넘었지ㅠ0ㅠ
근데 내용에 흉가 같은 걸 취재하는 잡지 기자가 요즘은 인터넷에 다 올라온다는 얘기를 하는데 작가가 찬넬 공포판에서 힌트를 얻은 건가? 싶기는 해요. 또 한 때 픽시브에서 2차 창작으로 그 게시판식 호러 연성이 되게 많이 보여서 가끔 본 적이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제 이 시리즈는 더 안 읽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그런'ㅅ)
다음 모임 예고
다음 책은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교실이, 혼자가 될 때까지>입니다. 초능력 미스터리라고 하는데 교실이 다음에 쉼표가 들어간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줄거리를 보니 시작부터 연쇄 자살이 나오지만, 초능력이 있으니 그래도 시원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면서 다음 모임에서 만나요!
개인 메일로 발행하는 것이라 스팸으로 분류될 수 있으니 메일이 보이지 않으면 스팸함을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