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가 고장나서 새로 샀고요...... 지금 텔레비전과 냉장고도 상태가 좋진 않아서 엘지가 우승한 건 우리 집 가전제품을 바꿔주기 위함인가? 하는 자의식과잉 상태고요 이 모든 걸 다 하려면 그저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ㅠ0ㅠ
또 <가재가 노래하는 곳> 영화를 봤습니다. 책에 나온 습지를 화면으로 보니까 어떤 느낌인지 잘 보여서 그 점이 좋았어요. 처음엔 습지를 늪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아무튼 처음에 테이트만 정신 똑바로 차렸으면 모든 게 순조로웠을 거라고 생각하니 약간 짜증나는데 마지막까지 보면 어쨌든 카야는 원하는 걸 다 이루었다고 생각해서 역시 만족스러운 결말이었어요.
우에하시 나호코<향군 상/하>
우에하시 나호코는 예전에 사슴왕이 출간되었을 때 제목이 특이하다는 생각도 했고, 또 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그 이미지가 있어서 구입했었는데요(아직 안 읽음) 어쩌다 보니 향군을 더 먼저 읽었네요.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은 오아레라는 병충해와 기후에 모두 강한 기적의 벼를 내세워 주변국들을 통제하고 있는데 이 오아레는 유일하게 한 곤충에게만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곤충을 억제하기 위해 냄새로 삼라만상을 깨우치는 능력을 지닌 향군은 이 벼의 생육을 위한 몇 가지 규칙을 정해요. 시간이 흘러 살아있는 신이라 불리는 향군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그런 능력을 지닌 척만 할 뿐 냄새를 읽어내는 능력은 없는데 그런 시대에 초대 향군과 같은 능력을 지닌 아이샤라는 소녀가 나타나고,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병충해가 일기 시작합니다.
살아있는 신이라 추앙받지만 인간이기에 고독한 향군과 다른 식물을 억누르고 홀로 자라는 오아레가 대비되면서 어떤 생명체라도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판타지 소설이에요. 인간의 입장에서는 사실 동물에 비해서 감정을 알아차리기 힘든 식물을 소재로 그 말을 읽어낸다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특히 오아레 벼가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에서 아이샤가 공포를 느끼는 장면은 논에 한가득 자란 벼들이 저렇게 외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진짜 오싹하더라고요.
판타지 소설이라 지명이며 식물과 곤충의 명칭이 다 창작된 것이라 그 부분이 잘 익숙해지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제국의 지배와 주변국과의 알력, 황제와 향군의 영향력 싸움 등 정치적인 부분이 나오면서 그런 어려움 속에 아이샤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가 주요 내용이라 사실 이름은 대충 읽고() 넘어갔네요. 대신 등장인물들이 다 눈치가 빠르고 똑똑해서 하나만 말해도 벌써 결말까지 이해할 정도라 답답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 게 장점 같아요. 향군의 압도적인 능력을 드러내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기에 각 인물들이 서로의 목적을 위해 벌이는 정치 싸움이 이 작품의 백미인 것 같아요. 특히 후반에 더 큰 위기가 찾아왔을 때 자기 이득만 먼저 생각하는 귀족들의 행태를 보며 그냥 이렇게 된 거 다 같이 망해야 정신차리는 거 아닌가? 싶을 때, 아이샤도 그 생각을 하면서도 그럼 일반 백성만 더 고생할 뿐이라면서 마음을 다잡는 장면이 나와서 사이다만 찾던 어른은 반성했고요..;; 마지막 부분은 인간찬가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지금까지 각자 노력한 사람들이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걸 보여줘서 아이샤가 선택한 앞날이 걱정되면서도 응원하면서 읽었습니다. 우리 애기 행복해야해ㅠ0ㅠ 그나저나 후일담으로 알고 싶은 내용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왜 거기까진 알려주지 않는 건가요ㅠ0ㅠ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것 같다는 말을 끝으로 사망한 채 발견된 애인의 죽음에 의구심을 느낀 '나'가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예요. 아니 아무리 작가라지만 그알 같은 방송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열심히 수사한다고..? 하면서 읽었는데 마지막까지 읽으면 그럴 만한 것 같아요. 법에 의해 확실히 판결을 내릴 수 있다기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특정 상황에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또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 가치관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사건이더라고요. 근데 이건 결말까지 읽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이지 진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일단 내가 스스로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할까?를 고민하면 역시나 또 그건 아닌 그런 느낌이랄까. 어쨌든 사람이 사망한 사건인데 나 개인이 혼자 판단해도 되는지 망설여지는 느낌이랄까. 사실 살인 동기부터 그 과정까지 어떻게 보면 되게 사소하게 불행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 같은데 오히려 그 점이 현실성이 있어서 계속 인물의 시점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처음 사건은 진짜 여자 입장에선 쓰레기 같은 발언인데 그 상황과 압박감을 생각하면 좀... 좀 그래도 역시 쓰레기였다는 결론만() 히가시노 게이고<11문자 살인사건> 민경욱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다음 모임 예고
다음 책은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입니다. 무섭다고 해서 안 읽고 묵혀두었던 거라 이번 기회에 도전하려고 해요. 지금 마침 또 김장철이니 새 김치 먹으려면 묵은지는 털어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럼 다음 모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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