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일본 이자카야 관련 문장을 번역했더니 꼬치구이가 먹고 싶네요. 잊을 만하면 가는 가게가 있는데 거기 진짜 맛있거든요.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컨디션은 좀 안 좋은데 강아지가 옆에 붙어서 자는 건 넘 좋아요.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행복ㅠㅠㅠ 다만 마롱이는 자꾸 가로로 자는 버릇이 있어서 같이 가로로 구겨져 자야 해서 일어나면 어째 더 피곤한 느낌이>_< 그래도 사랑해ㅠㅠㅠㅠ
와다 시노부 <되는대로 사는 이탈리아 생활>
이번에 읽은 책은 와다 시노부의 에세이입니다. 이탈리아 남성과 결혼해서 이탈리아로 이주한 지 15년인 일본 여성이 자신의 생활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책이에요. 이탈리아는 방송인 알베르토 덕분에 가본 적은 없지만 호감은 있는 편이고, 토마토는 싫지만 토마토 소스는 좋아해서 파스타도 자주 해먹는 편이라 궁금해서 산 책이에요.
대체로 이탈리아의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말하면서 일본과의 차이점을 얘기하는 식인데 사실 타지에서의 생활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닐 테고 작가 본인도 불편한 점은 있다고 했지만, 어쨌든 그곳을 새로운 고향으로 삼고 사는 만큼 사는 동안은 긍정적으로 보면서 행복하게 살려는 의지가 보이는 점이 좋았습니다. 작가가 소심하고 내성적인 타입이라 인싸들의 나라에 가서 처음엔 어색해하다가 점점 편안해지는 게 보여서 남의 일 같지 않았고요ㅎㅎㅎ 일러스트 중에 해변에서 다들 남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입고 싶은 걸 입는 모습을 얘기하며, 작가 본인도 깨알같이 다리털을 그려넣은 게 진짜 편안하게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다문화 국가라 학교 풍경이 꽤 다른 점이 눈에 띄는데 우리나라도 점점 이렇게 변할까? 싶은 생각도 들고, 반대로 사흘 동안 먹으면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기간은 우리 설날과 다를 바 없군.. 하는 생각도 들고 다른 듯 비슷한 게 재미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이웃인 할아버지와 강아지 에피소드였는데 다정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다른 이웃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강아지 산책을 시켜주었다는 부분이 너무 찡하면서 나도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ワダシノブ<いいかげんなイタリア生活>ワニブックス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가 쓴 소설로 습지에서 홀로 외롭게 사는 소녀 카야의 인생을 묘사한 이야기입니다. 폭력적인 아빠 때문에 엄마를 비롯한 형제자매들이 모두 도망치고 막내인 카야만 남겨진 탓에 카야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습지에서 혼자 살아남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그때 운명처럼 나타난 테이트에게 글을 배우면서 습지 전문가로 거듭나게 돼요. 하지만 용기가 부족했던 테이트와 헤어지며 이별의 아픔을 겪은 뒤, 새로운 사랑인 체이스를 만나는데 이 체이스가 살해당하면서 범인으로 카야가 지목되고 말아요.
일단 습지에 대한 묘사가 아름다워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고요. 습지 생물들과 더불어 사는 카야의 모습도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어서 더욱 환상적인 느낌입니다. 초반에는 카야의 고생담과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라면 후반에는 마을에서 배척당하던 카야가 별다른 증거도 없이 살인 용의자로 몰리면서 사건의 진상 파악과 차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결말까지 완벽하게 끝나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영화도 있다고 하던데 이것도 보려고요! 델리아 오언스<가재가 노래하는 곳> 김선형 옮김 살림출판사
다음 모임 예고
다음 책은 우에하시 나호코의 향군(香君)입니다. 냄새를 맡고 그 뜻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향군과 같은 능력을 지닌 소녀 아이샤의 이야기예요. 사실 이 책은 상하 2권으로 나뉘어진 책인데 상권은 이미 절반쯤 읽어서 나머지 기간 동안 마저 읽고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 모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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